불현듯
2학년
이호연
캔버스에 유채, 유성 색연필, 아크릴릭 | 162.4 x 130.4 cm
당신에게 탐스러운 대상이 왜 나에게는 화려한 괴물로 보일까. 단 한 번의 불쾌한 기억은 실재보다 먼저 감각을 점령한다.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는 특정 대상을 오래도록 ‘위험’으로 굳혀 두었고, 경험이 멈춘 자리에서 버섯은 기이한 인식의 곰팡이로 증식한다. 남들에겐 평범한 음식이 내게는 설명되지 않는 공포가 될 때, 혐오는 상상을 비틀고 환상은 치명적인 고채도의 아름다움으로 피어난다. 이 작업은 고정관념이 태어나고 자라나는 과정을 바라보는 기록이다. 끝내 섞이지 못한 채 경계에 머무는 재료들처럼, 내면에 자리한 모순된 감정 역시 여전히 불완전한 층위로 공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