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ROOF
Hetero-Future(2026)
이지은
〈SLEEP NO MORE〉는 용산역과 땡땡거리 사이, 서로 다른 도시 스케일이 충돌하는 지점에서 발생하는 힘을 건축으로 전환한 프로젝트이다. 거대한 교통 인프라인 용산역의 큰 흐름과, 낮고 촘촘한 보행 흐름을 가진 땡땡거리가 맞부딪히며 만들어내는 긴장과 에너지를 타워의 형태 생성 원리로 삼았다. 이 힘은 대지로 유입되어 하부 포디움에서 응축되고, 상부 타워와 분리되며 보행축을 열어준다. 포디움과 타워를 띄워 배치함으로써 지상부는 닫힌 건물이 아니라 도시의 흐름이 통과하고 머무를 수 있는 열린 공간이 된다. 이후 매스는 회전축을 중심으로 상승하며, 주변의 흐름을 내부로 흡입하고 감아올리는 수직적 형태로 발전한다. 상부 타워는 호텔과 이머시브 극장이라는 서로 상반된 성격의 프로그램이 결합된 매스이다. 호텔은 코어, 복도, 객실이 가장 효율적으로 배치되어야 하는 컴팩트한 프로그램으로 설정하였다. 이를 위해 알고리즘을 활용해 공간을 압축적으로 구성하고, 회전하는 매스 안에서 객실과 동선이 효율적으로 조직되도록 계획하였다. 반면 이머시브 극장은 호텔과 반대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효율적인 동선보다 우회와 지연, 선택적 이동이 중요하며, 공간의 크기와 셀의 배열도 의도적으로 다양화된다. 복도, 보이드, 객실, 공연 셀은 하나의 입체적인 무대가 되고, 관객은 그 안을 이동하며 공연의 일부가 된다. 즉 이머시브 복셀 유닛은 건축가가 동선의 길이와 공간의 밀도를 조절하며 만들어낸 사건의 장치이다. 〈SLEEP NO MORE〉는 도시 스케일의 충돌에서 시작된 힘이 어떻게 하부 포디움과 상부 타워로 분화되고, 다시 호텔과 이머시브 극장이라는 상반된 프로그램의 조합으로 재정립되는지를 탐구한다. 이 프로젝트는 서로 다른 도시 흐름과 프로그램이 충돌하고 결합하며, 하나의 입체적인 무대이자 수직적 도시 공간으로 완성되는 과정을 보여준다.